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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노예해방 기념일’, 휴일이 된 이유

직장인에게 법정 공휴일(Federal Holidays)은 ‘꿀’이다. 업무에 지친 상태에서 유급휴일(Paid Holiday)은 심신의 여유를 주고, 돈 못 번다는 걱정도 덜어준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연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미국 노동자는 일벌레에 속한다. 36개국 연평균 노동시간은 1716시간. 미국 노동자는 1791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일 년에 약 9일을 더 일한다. 한국 노동자는 1915시간으로 약 25일을 더 일하니 말 다 했다.   연방 정부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연방 정부 법정 공휴일은 총 12일. ▶1월 1일 ‘새해’ ▶대통령 취임식(1월 20일 4년에 1번)▶마틴 루터 킹 데이(1월 셋째 주 월요일) ▶프레지던트 데이(2월 셋째 주 월요일)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 ▶독립기념일(7월 4일) ▶노동절(9월 첫째 주 월요일) ▶콜럼버스 데이 또는 원주민의 날(10월 둘째 주 월요일)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 ▶추수감사절(11월 셋째 주 목요일) ▶성탄절(12월 25일)이다. 2021년 6월부터는 ‘노예해방 기념일(6월 19일-준틴스)’이 추가됐다.   연방 의회와 대통령은 미국 400년 역사 중 사회의 변혁과 발전을 이끈 의미 깊은 순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모두가 역사적 순간과 의미를 기억하자는 계승정신인 셈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미국, 공휴일도 예외가 아니다. 나랏님이 법정 공휴일을 선포해도 유급휴일은 보장하지 않는다. 고용주 ‘마음’이다. 민간 영역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미국 산업현장의 단면이다.   직장인들은 아쉽다. 고용계약에 따라 일하지만, 고용주에게 공휴일이니 쉬고 싶다고 말하긴 어려운 게 현실. 유급 휴가와 공휴일 유급휴일 제공 여부는 고용주의 철학과 배려가 결정한다.   12번째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6월 19일 노예해방 기념일. 직장인들 사이에서 휴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인 고용주를 포함, 중소업체 상당수가 유급휴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직장인 등은 프레지던트 데이와 콜럼버스 데이 일하는 건 그렇다 쳐도 노예해방 기념일은 외면하지 말자고 입을 모은다. 미국 소수계 권익과 인권, 자랑스러운 유산인 ‘자유의 정신’을 상징해서다.   노예해방일은 1865년 6월 19일 텍사스주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 대통령은 1863년 노예해방을 선언했지만, 남부연합 소속으로 연방과 맞선 텍사스주는 2년여가 지난 1865년 6월 19일에야 마지막으로 노예해방을 선포했다. 이날 이후 미국 역사에서 노예제도는 사라졌다.   16~19세기 아프리카 출신 노예 약 1200만 명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려갔다.  알렉스 헤일리가 쓴 소설 ‘뿌리(Roots)’는 흑인사회의 바이블과 같다. 흑인 노예 킨타 쿤테의 미국 정착기부터 5세대까지 이어지는 절망과 희망이 담긴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구성원 모두가 읽어볼 만하다.   미국이 백인 중심 사회에서 다문화·다양성을 수용한 역사적 순간이 노예해방이다. 노예해방에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유롭고 평등한 인격,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는 천부인권사상도 담겼다. 19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4조는 노예제도와 노예매매를 어떤 형태이건 금지하고 있다.   오늘날 소수계가 보장받는 평등과 자유의 시작은 노예제도와 맞서 싸운 수많은 사람의 투쟁과 헌신이다.     특히 한인사회 등 소수계는 흑인 민권운동에 빚을 지고 있기도 하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흑인 민권운동 이후 소수계 이민자의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인 고용주라면 노예해방 기념일에 인색할 필요 없다. 노동자가 하루 쉬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소수계 이민자 사회가 노예해방 기념일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노예해방 기념일 노예해방 기념일 공휴일 유급휴일 법정 공휴일

2023-06-18

연방공휴일 ‘준틴스’…현실은 선택적 휴일

“우리 회사는 ‘준틴스’ 안 쉬나요?”   2021년 6월부터 12번째 연방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예해방 기념일(6월 19일)을 앞두고 직장인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연방 정부는 노예해방을 기억하고 축하하기 위해 6월 19일을 공휴일로 삼았지만, 민간업체는 선택적 수용을 하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17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노예 해방일인 6월 19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을 뜻하는 단어를 합쳐 흔히 ‘준틴스(Juneteenth)’라 불리는 노예해방일은 1865년 6월 19일 텍사스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 대통령은 1863년 노예 해방을 선언했지만, 남부연합 소속으로 연방과 맞선 텍사스주는 2년여가 지난 1865년 6월 19일 마지막으로 노예 해방을 선포했다.   준틴스가 12번째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후 우정국, 법원 등 연방 공무원은 기념일 휴식을 취한다. 휴일을 쓰지 못할 경우 대체휴일도 제공한다.     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민간업체(Private Sector)가 연방 공휴일 당일 직원에게 휴일을 제공할 의무는 없다.     김윤상 변호사는 “민간업체 등에서는 공휴일 직원에게 일을 시키면 평소처럼 급여처리만 하면 된다”며 “만약 고용주가 공휴일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싶다면 미리 직원에게 공지하면 된다. 꼭 직원핸드북에 명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인 중소업체 상당수는 준틴스를 유급휴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은행, 중견기업 이상만 공휴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인 직원 대부분 준틴스를 공휴일로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뱅크오브호프 한 직원은 “준틴스 공휴일 지정 첫해부터 대체휴일을 쓸 수 있었고, 이듬해부터는 연휴처럼 쉬고 있다”며 “직원들 모두 6월에는 연휴나 쉬는 날이 없었는데 새 휴일이 생겨서 좋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인 배모씨는 “회사 직원만 1600명인데 인사과(HR)에서 준틴스 휴일 여부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준틴스를 맞아 하루 쉰다면 노예해방 역사에 대해 다들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의미 있는 날은 다 같이 쉬면서 축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LA시의회는 준틴스를 시 공휴일 겸 영구 유급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시 공무원과 시와 계약을 맺은 24개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은 유급휴일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6월 에릭 가세티 전 LA시장은 준틴스 공휴일 지정 선언문에 서명한 바 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노예해방 기념일 노예해방 기념일 공휴일 직원 공휴일 지정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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